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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드립니다] 신곡
중세를 마무리 짓는 르네상스와 함께 근대의 도래를 예고한 작품이면서, 동시에 모든 인간의 생생한 현실과 보편적인 삶의 모습을 비춰 주는 거울이기도 한 작품이다. 이탈리아 시인 단테가 쓴 장편 서사시로, 1300년 부활절을 전후하여 일주일 동안 이루어진 저승 여행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운찬 교수가 15년 넘게 <신곡> 원전을 반복해 읽고 관련 서적을 탐구, 꼼꼼히 해설을 달아 번역했다. 작가이자 주인공인 단테가 살아 있는 몸으로 일주일 동안 지옥과 연옥, 천국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것을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읽기가 쉽지 않은데, 방대한 주제가 한꺼번에 어우러져 있고, 함축적이며 상징적인 의미들이 넘치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 인용되는 등장인물들만 해도 수백 명이 넘는다. 그리스 로마의 고전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나 괴물들을 비롯하여 역사상 실존했거나 전설적인 인물들이 각자 고유한 삶의 사연들과 함께 그 장엄한 서사시의 모자이크 조각들을 형성한다. 또한 중세 유럽과 이탈리아 여러 도시의 복잡한 정치 싸움과 대립들, 교황과 황제 사이의 갈등, 스콜라 철학과 신학의 논쟁들, 그리고 단테 자신과 관련된 사건들이 씨실과 날실을 형성한다. 당시 문인들이 대개 라틴어로 작품을 쓴 반면, 단테는 피렌체 민중의 언어인 이탈리아어로 작품을 썼다. 총 1만 4233행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놀라울 만큼 체계적이고도 기하학적으로 저승 세계를 구축했으며, 그 곳에서 만난 수많은 영혼들의 고유한 삶의 애환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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