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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그리고 산이 울렸다
그리고 산이 울렸다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3
태초에 남매가 있었다. 의젓한 오빠와 어린 여동생. 오빠는 여동생을 맹목적으로 사랑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공작 깃털을 안겨 주기 위해 난생처음 가져본 신발을 아낌없이 포기할 정도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세 번째 장편 <그리고 산이 울렸다>(AND THE MOUNTAINS ECHOED)>의 이야기는 1952년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작된다. 압둘라는 가난한 마을에 사는 일곱 살 소년이다. 엄마는 삼년 전 동생 파리를 낳다 죽었고, 아버지는 노새처럼 늘 일만 한다. 새 엄마는 나쁜 여자가 아니지만 삶에 지쳐있다. 새엄마를 ‘엄마’라고 지칭하는 아버지를 향해 소년은 속엣 말을 한다. ‘그 분은 아버지의 아내잖아요. 우리 어머니는 우리가 땅 속에 묻었잖아요.’ 압둘라가 파리를 그토록 끔찍이 아끼는 이유는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제 모습을 파리가 그대로 닮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멈출 수 없는 소설이 있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작가의 전작인 <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에 뒤지지 않는 엄청난 흡인력으로 독자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작가는 가난으로 인한 어린 남매의 생이별을 서사의 중심에 놓고, 그 주변 인간군상의 다양한 생애를 넓게 펼쳐 보인다. 하나의 인물이 타인의 삶에 접촉함으로써 작은 파문이 일어나고 그 물결의 무늬는 점점 더 크게 번져나간다. 그 모습은 무심코 뱉은 한 마디 감탄사가 먼 산으로부터의 메아리로 먹먹하게 되울려 돌아오는 풍경을 연상시킨다. 압둘라와 파리 사이에 가로놓인 60여년의 시간은 개개인의 역사이자 한 가족의 역사인 동시에 아프가니스탄 전체의 역사를 아우르는 것이다. 그 고통의 역사 한 복판에서 사금파리조각보다 작고 눈부신 사랑을 발견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훌륭한 소설의 힘이다.
[출처: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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